2022. 11. 4. 15:28ㆍ일상 및 소개/책 소개
일본 문학 다자이 오사무 작가가 쓴 인간 실격이라는 책에 대한 리뷰이다.
표지
이 책은 제목을 들었을 때, 그리고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정말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그저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서평 대회를 한다길래 마침 요즘 내가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기도 해서 읽게 된 것. 이 책의 독자층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분간이 안간다. 사실 보면 모든 연령층이 읽어도 되고 사실 안읽어도 될 거 같기도 한 책. 왜냐하면 이 책에서 사람마다 깨닫는 부분이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일 것 같기 때문이다.
프리뷰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책의 첫 문장이 이것이다.
시작부터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가 자신의 삶을 허구적으로 풀어낸 문학 작품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첫 문장과 비슷하게 어둡고 칙칙하다. 하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인 것에는 분명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 요조는 인간에 대한 존재를 유달리 두려워 하고 인간의 삶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인물로 어린시절부터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인공은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나약함을 최대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겪은 많고 많은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이해는 가지만 공감이 정말 안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함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며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는 장면은 참 많다고 생각하며 책의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감명 깊은 구절
세상. 저도 그럭저럭 그것을 희미하게 알게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상이란 개인과 개인간의 투쟁이고 일시적인 투쟁이며 그때만 이기면 된다. 노예조차도 노예다운 비굴한 보복을 하는 법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오로지 그 자리에서 한 판 승부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럴싸한 대의명분 비슷한 것을 늘어놓지만, 노력의 목표는 언제나 개인. 개인을 넘어 또다시 개인.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대양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라며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의 환영에 겁먹는 데서 다소 해방되어 예전만큼 이것저것 한도 끝도 없이 신경쓰는 일은 그만두고, 말하지면 필요에 따라 얼마간은 뻔뻔스럽게 행동할 줄 알게 된 것입니다.
좀 길기는 하다. 이 구절은 요조가 시즈코를 떠난 뒤에 나오는 구절로 옛 친구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저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호리키라는 요조의 주변인물과 함께 나눴던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낸 것이다. 세상이라는 것은 결국 개인이다. 나는 사실 세상이라는 단어를 떠오르면 개인보다는 단체가 잘 떠오른다. 그냥 세상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근데 요조가 해석한 세상 또한 썩 틀린 말도 아니고 사실 내가 해석한 세상보다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잘 해석한 것 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다. 살아가는 주체, 결국 나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관점으로 개개인의 세상이 중요한 것이다. 요조가 말하고 싶은것은 이런 방면이 아니였겠지만 나는 요조가 말한 세상을 읽으면서 또 다르게 해석하게 되었다.
신에게 묻겠습니다. 신뢰는 죄인가요?
과연 무구한 신뢰심은 죄의 원천인가요?
호리키라는 인물과 반의어, 유의어 놀이를 하다가 요조의 아내인 요시코가 바람 핀 것을 들킨 상황에서 나온 구절이다. 정확히는 요조의 입장에서는 무구한 신뢰심을 주던 요시코의 신뢰심이 깨진 순간이였다. 난 이 순간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 가히 가장 큰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굳게 믿고 있다가 그 신뢰가 깨져버리는 순간. 마치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다. 다자이 오사무가 이러한 일을 겪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속 인물 요조가 겪은 이 일은 어쩌면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는 것을 넘어 인간의 삶의 이유 조차 사라지게 만들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좋게 평가되는 신뢰라는 단어가 죄에 어울리는 단어냐고 신에게 묻는 요조의 마음이 그나마 공감이 된 부분이다.
총평
사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책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작가 또한 여러번의 자살 시도를 통해 생을 마감했으니 책의 내용도 그럴법하다. 근데 그럼에도 이 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는 꽤나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기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자신을 속이고 연기하며 살아왔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주인공은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자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인들이 읽기에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흔히 성공 사례를 보는 것보다 실패 사례를 보고 동기부여가 더 잘 되듯이 이 책에서 묘사하는 주인공을 보고 인간의 삶에 조금 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느낌이랄까. 다만, 지금 자존감이 낮거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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